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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속강좌

[이정재 교수]4. 민속학 연구사 개관

9,611 2017.11.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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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민속학 연구사 개관

민속학사는 여러 관점으로 기술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연대 기적으로 기술할 수도 있고, 주제별로 나누어 기술할 수도 있 고, 방법론적 혹은 이론적으로도 할 수 있다. 그 동안 기술된 한국의 민속학사는 모두 연대기적으로 이루어졌다(조치훈, 김 태곤, 이두현, 최인학, 최길성, 인권환 등). 그러나 앞으로는 민속학의 연구가 시대에 따라 어떤 관심들을 보여왔으며, 그 에 상응하는 이론적, 방법적 연구업적들이 무엇인가를 체계적 으로 다루어줄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시대별로 드러난 주요 업적들을 간략히 다루는 정도로 개괄한다. 

민속학이 하나의 인문과학으로 대학에 자리를 잡은 것을 기준으로 하면 그 출발점을 1920년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한국의 민속학사를 정리하는데, 반드시 서양의 학문 역사를 기준으로 할 이유는 없다. 문헌상으로 볼 때 민속에 대한 관심과 업적은 고려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일연 (一然, 1206∼1289)이 지은《삼국유사(三國遺事)가 대표적이 다. 이 책이 쓰여지게 된 하나의 동기는 잘 알려져 있듯이 북 방민족의 침입을 당했던 시기로 민족적 의식을 고양해야 하 는 시대적인 요구에서였다.《삼국유사》는 그보다 일찍 편찬 된 《삼국사기》와는 여러 점에서 달랐다. 《삼국유사》에는 신화와, 민담, 가요를 비롯하여 풍수에 관한 것, 무속에 관한 것, 인문지리와 풍속 등에 관한 것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민속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이밖에 고려대의 민속 관계 문헌으로 다음의 것들을 들 수 있다.

이규보(李奎報, 1168∼1241),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이색(李穡, 1328∼1396), 목은집(牧隱集). 서긍(徐兢), 고려도경(高麗圖經).

또한 민속문학에 해당될 많은 개인 문집들이 있고, 고려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것으로 《고려사(高麗史)》를 들 수 있 다. 조선대에 와서는 특히 실학사상의 영향으로 많은 민속 관 계 자료들이 편찬되었다. 다음과 같은 것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성  현(成俔, 1439∼1504), 용재총화( 齋叢話), 조선세조대 : 수필집으로 문화(文話), 서화(書話), 인물평 등이 실 려 있다. 유몽인(柳夢寅, 1559∼1623), 어우야담(於于野譚) : 설화집. 이수광(李 光, 1563∼1628), 지봉유설(芝峰類說) : 설화, 민 담, 민속유희, 세시 및 풍속일반, 속담, 제도. 이중환(李重煥, 1690∼?), 택리지(擇里誌) : 지리, 풍속일반, 신앙          등. 홍만선(洪萬選, 1643∼1715), 산림경제 : 주거, 음식, 풍속일 반, 생활기술, 민간의료 등. 이  익(李瀷, 1681∼1763), 성호사설(星湖僿說) : 풍속일반, 제도, 백언해(百諺解) : 속담 등. 안정복(安鼎福, 1712∼1791), 잡동산이(雜同散異) : 풍속일 반, 제도, 신앙 등. 박지원(朴趾源, 1737∼1805), 열하일기(熱河日記) : 민담, 속 담 등. 이긍익(李肯翊, 1736∼18-6),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 : 풍속 일반. 정약용(丁若鏞, 1762∼1836),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중의 詩) : 민요, 이담속찬(耳談續纂) : 속담 이규경(李圭景, 1788∼?),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 稿) : 무속, 민간신앙, 풍속일반, 수수께끼 등 이덕무(李德懋), 열상방언(烈上方言) : 속담 서유구(徐有 , 1764∼1845),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 주 거, 음식,    의복, 민구, 관혼상제, 민간의료 등. 홍만종(洪萬宗), 순오지(旬五誌) : 전설, 민담, 속담 등. 정동유(鄭東愈, 1744∼1808), 주영편(晝永編) : 혼속, 장속, 세시풍속, 풍속일반 등. 유득공(柳得恭, 1749∼?), 경도잡지(京都雜志) : 세시풍속, 풍속일반, 민간유희, 경기, 예조, 점복, 금기, 가택신 등. 김매순(金邁淳, 1776∼1840),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 : 세시 풍속, 풍속일반. 홍석모(洪錫謨, 18세기초 중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 세시풍속, 풍속일반.

이상의 저술들이 모두 전문적으로 민속 연구를 한 것은 아 니다.  민속학적 내용과 요소를 비교적 많이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역사민속학의 연구에 더없이 귀중한 자료가 된 다. 이들은 모두 실학시대의 업적으로, 백과사전적 학풍을 그 대로 수용하고 있는 것이 저술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그러 나 이들 저술에서 다룬 항목은 오늘날의 민속학에서 다루는 대상을 모두 망라했다.  인권환은 이들의 내용을 1. 구비문학 분야, 2. 세시풍속, 신앙, 유희분야, 3. 생활, 제도, 풍속분야 등 세 분야로 나누어 정리를 하였다.

한국의 민속학은 일본을 통하여 근대과학이 들어오면서 시 작되었다. 그 선구자는 최남선과 이능화를 들 수 있다. 최남 선은 1926년에 "단군론"을 발표하고 이어서 "삼국유사 해제" 와 "살만교차기(薩 敎箚記)"등을 썼다. "살만교차기"는 무속 에 관한 글이다. 이밖에도 "불함문화론"과 1938년도에 매일신 보에 여러 차례에 걸쳐 연재한 "동물고향설화" 등이 있다. 최 남선이 신화·설화·풍속·무속 등을 주로 다룬 데 비하여 이능화는 종교·여속·에속 등을 주로 다루었다. 그의 업적은 상당히 방대한데, 대표적인 것으로 《조선불교통사(1918)》, 《조선신교(神敎)원류고(1922)》,《조선해어화사(朝鮮解語花史, 1927)》,《조선유교 및 유교사상사(1927)》,《조선무속고(192 7)》,《조선여속고(1927)》,《조선상제례속사(朝鮮喪祭禮俗史, 1930)》 등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당시에 같이 활동하던 사 람은 김소운과 손진태와 송석하 등으로 이들은 1930년대에 들어 적극적인 활동을 한다.

이 당시 외국인에 의한 연구는 일본인들에 의한 연구와 서 양 선교사들의 작업을 들 수 있다. 일인들은 작업은 조선총독 부 지원 아래 식민지정책의 일환으로 한국 민속의 조사와 연 구를 했다.  이 밖에도 유럽인들에 의해 이루어진 작업들을 들 수 있다.

일인들에 의해 정리된 자료는 적잖은 문제점이 있다. 우선 식민지 정책을 위한 사정자료라는 점을 들 수 있으며 자료조 사 방법상의 문제로 인해 자료의 정확성도 의문시되는 점이 많다. 특히 우리와 일본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다름에도 일본 식으로 용어를 표기하고 또 해석한 것들이 상당히 눈에 띈 다. 근래 총독부 자료들이, 온전한 해제가 간과된채 마구잡 이로 번역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이처럼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귀중한 자료인 것은 사실이다. 당시 나온 문헌으로 조선의 계(契,1926), 조선의 귀신(1929), 조선의 풍수(1931), 조선의 무속(1932), 조선의 점복과 예언(1933), 조 선의 유사종교(1935), 조선의 향토신사(鄕土神祀) 부락제 (1937), 석전(釋奠)·기우·안택(1938), 조선의 향토오락(1941) 등을 들 수 있다. 1930∼40년대에는 연구자들이 현장답사로 자료를 조사 정 리를 한 시기로 특징을 이룬다고 하겠다. 여기에 해당하는 사 람은 손진태, 송석하, 김소운, 정인섭, 최상수, 임석재 등이다.

손진태는 민간신앙과 구비전승의 자료수집과 연구에 주력하 였다. 그의 업적으로는 《조선민간설화의 연구(1927)》,《조선 민담집(1930)》,《조선신가유편(1930)》,《조선민족설화의 연 구(1947)》,《조선민족문화의 연구(1948)》등이 있는데, 그의 유고집이 1981년에 《손진태선생 전집》 6권으로 태학사에서 간행되었다. 송석하는 주로 민간연희의 연구에 관심을 기울였 다. 그의 논저는 다음과 같다. 《조선민속극(1932)》,"오광대 소고"(1933),"처용무","나례", "산대극의 관계를 논함"(1935), "봉산가면극각본"(1940), "사당고"(1940)〉등이 있는데, 그의 사후(死後) 다른 논문과 함께 엮어져 《한국민속고》(1960)라 는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이 외에도 김재철은 가면극과 인형극을, 김소운과 방종현은  민요를, 임석재, 정인섭, 최상 수 등은 설화 부분을 주로 다루었다.

1950∼60년대는 한국의 민속학을 학문적 지위로 올리고, 그 기반을 다지는 작업들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진 중요한 시기였 다. 민속학회, 또는 관련학회가 창설된 것도 바로 이 시기다. 이 때에 만들어진 민속학회 및 관련 학회는 다음과 같다.

한국민속학회(초대회장 최상수, 1954) 국어국문학회 민속학연구분과(초대회장 이두현, 1957) 한국가면극연구회(초대회장 이두현, 1957) 한국문화인류학회(발기인: 임석재, 임동권, 이두현, 김동욱, 장주근, 1958) 민속학회(초대회장 임동권, 1969,  한국민속학연구회를 1970 년도에 개칭했음)

이 시기의 주요 논저는 다음과 같다.

* 설화 분야(說話分野)        최상수, 한국민간 전설집(1958)        장주근, 한국의 신화(1960)        진성기, 남국의 전설(1959), 남국의 신화(1965) * 민요 분야        임동권, 한국민요집1-6(1961∼1981), 한국민요사(1964)        진성기, 남국의 민요(1958)        김영돈, 제주도 민요연구(1965) * 민속극 분야(演戱分野)        최상수, 하회가면극의 연구(1959), 한국인형극의 연구 (1961), 해          서가면극의 연구(1967)        이두현, 한국가면극(1969) * 민간신앙 분야        김태곤, 황천무가연구(1966)        유동식, 한국종교와 기독교(1965)

이 밖에 김택규는 "동족부락의 생활 구조 연구"(1964)를 발 표해 면밀한 민속지를 만들어 그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1970년대 이후 현재까지는 민속학의 도약기라 할만큼 커다 란 발전을 해온다. 특히 민속학회와 문화인류학회의 활동은 활발하였다. 이 밖에도 새로 생겨난 연구소와 학회의 활동은 민속학 발전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원광대학교 민속학연구소(소장 : 김태곤, 1971) 한국민속극연구소(소장 : 심우성) 동아민속예술원(원장 : 김세중) 관동대학교 동북아민속학연구소(소장 : 최인학) 한국민속박물관(1975)

70년대 개설된 민속관련 연구소 이외에도 비교민속학회(최 인학, 1984), 한국역사민속학회(박현수, 1990), 아세아민속학회 (김태곤, 1980), 세계샤마니즘학회(1990), 한국민속학회(김태곤, 1994), 한국샤마니즘학회(조흥윤, 1997), 실천민속학회(임재해, 1997) 등의 학회가 결성되었다. 또한 여러 대학에 인류학과가 개설되고 민속학과는 1979년 안동대학교에 최초로 개설되었 다. 1997년에는 중앙대학교에 민속학과가 개설되었다. 이 시기에는 산업화라는 사회변동 속에서 민속문화의 중요 성이 학자들간에 널리 인식된다. 민속학의 중요성이 부각되면 서 그에 대한 수요가 늘게 되자 이를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이 진행된다. 이때부터 민속학 개론서들이 나오기 시작했 던 점은 이를 대변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이두현 외 《한국민속학개설, 1974)》이다. 아울러 산업사회에 들어서면 서 시기에 대응해서 민속학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인문사회과학으로의 확고한 정착을 위한 연구대 상과 연구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있었다는 것은 이 시 기의 가장 큰 쟁점이기도 했다. 이 때, 민속학에 대한 새로운 개념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등 이론적, 실천적 문제들이 검토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는 이후 민속학의 연구방법과 방향 등을 설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었지만 실효는 거두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시기(70년∼80년대)에는 각 분야 에 걸쳐 논문을 비롯하여 단행본 저서가 엄청나게 출간되었 다. 여기서는 민속학개론서 및 민속학 이론과 관련된 단행본 저서를 선별하여 소개한다.      김태곤 편, 한국민속학(이리 : 원광대 민속학연구소, 1972).  김태곤 편저, 한국민속학원론(서울 : 시인사, 1983).  박계홍 편저, 한국민속학개론(대구 : 형설출판사, 1983).  성병희·임재해 편저, 한국민속학의 과제와 방법(서울 정 음사, 1986).  이두현·장주근·이광규 공저, 한국민속학개설(서울 : 보 성출판사, 1974, 이후 학연사에서 개정판, 일조각에서 증보 개 정판을 냄).  인권환, 한국민속학사(서울 : 열화당, 1978).  임동권, 한국민속학논고(서울 : 집문당, 1978, 1971년에 처 음 간행 이후 재간행).  최상수, 한국민속학개설(서울 : 성문각, 1988).  최인학, 한국민속학연구(인천 : 인하대 출판부, 1994).        P. 생티브, 민속학개론, 심우성 편역(서울 : 삼일각, 1975, 이후  재간행).      이 밖에도 문화재관리국 편,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가 1969년 전남 편을 시작으로 1981년, 함경남북도 편까지 전12 권이 출간되었다. 1982년에는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가 《한국민속대관》 전6권을 발간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한 지역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민속조사를 하여 출간한 경희 대학교 민속학연구소와 서산문화원 편 《서산민속지》(상 하) 는 '서산'이라는 한 지역을 대상으로 처음 시도된 '지역의 종 합적인 민속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990년대 들어서도 민속학회 편, 《한국민속학의 이해》(서 울 : 문학아카데미, 1994), 최인학, 《민속학의 이해》(서울 : 밀알, 1995) 등이 출간되었다. 그리고 민속학 연구사를 다룬 《한국민속연구사》(서울 : 지식산업사, 1994), 민속의 역사를 다룬《한국민속사입문》(서울 : 지식산업사, 1996) 등 개론서 가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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