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승칼럼]우리굿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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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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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맞이굿(2)
3) 일월맞이
천지가 뚫리어 맞닿고 동서남북 사방이 트인 신당 앞마당에서 일월성신(日月星辰)을 맞이한다. 일월성신에서의 일(日)은 날과 해, 월(月)은 월과 달, 성신(星神)은 별을 뜻한다. 이때에 옥황님, 신선님, 석함칠성님, 미륵칠성님, 용궁칠성님, 삼불칠성님, 삼불제석님, 북두칠성님 등도 모신다. 일월맞이 상에는 해달 떡, 별 떡, 석함 떡(또는 미륵 떡, 기둥 떡, 무지개떡, 방망이 떡) 등이 진설된다. 용궁단지를 타고서 사해용왕신을 모시고 쇠열이를 하여서 일월성신의 길 문을 연다. 청배 전과 후 그리고 공수 전후에 춤을 춘다.
4) 상산맞이
상산맞이를 한편에서는 산천맞이 또는 산맞이라고도 한다. 이 굿은 마당에 이미 차려둔 일월맞이 상 앞에서 행해진다. 태초의 신이 강림한 곳은 상산(上山)이며 이곳은 하늘과 가장 가까운 산꼭대기로써 최상의 높은 산으로 일컬어진다. 상산으로 강림한 신은 삼신(三神) 즉 환인, 환웅, 단군이다.
그러므로 상산맞이는 곧 이들의 신을 맞이하는 의례인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단적 증거는 굿상에 둥그렇게 빚어진 세 개의 흰떡 (이 떡을 경우에 따라서 석함 떡, 미륵 떡, 기둥 떡, 무지개떡, 방망이 떡 등으로 호칭함)이 진설되고 있는데서 알 수 있다.
상산맞이에서는 쇠열이를 하여 상산문(上山門)을 연다. 즉 방울 제금 등의 쇠붙이 소리를 내어서 삼신이 왕림하도록 문을 여는 것이다. 그리고 최영장군, 사산장군, 부군서낭, 부군할머니, 부군할아버지 등을 모신다. 청배 전과 후 그리고 공수 전후에 상산춤을 춘다. 굿 뒷부분에서는 굿상의 음식들을 조금씩 떼어 건물 귀퉁이에 놓아서 굿판에 끼어들었던 여러 신들을 봉송(奉送)시킨다. 한편, 모든 신령들을 놀린 후에는 굿판에 동참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모여 배치기를 하면서 흥겹게 놀면서 풍어를 기원한다.
5) 초감흥굿
초감흥 굿은 환인, 환웅, 단군 등 삼신(三神) 중의 한분이신 단군왕검을 위시하여 맞이 굿에서 모시게 될 여타의 모든 신들을 모시는 굿이다. 이는 앞부분에서 우주 만물에 관여하는 일월성신을 맞이하였고, 이어서 태초의 삼신을 맞이한 후 이제부터는 여타의 신령들을 모시고 서로 간에 영적 합의를 붙이기 위함이다. 초감흥굿은 초부정 또는 초영정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초부정이라고 하는 것은 여러 신령님들을 모시면서 좋지 못하고 해로운 부정한 것을 물려내기 때문이고 초영정은 죽은 조상이나 영혼들도 함께 모시기 때문이다.
이 굿에서의 합의는 굿을 거행하기 위한 신령끼리의 합의이고 또한 신령과 만신과의 합의이다. 합의 의례는 먹고 놀기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육찬 음식은 대접하지 않고 소찬(素饌)만 진설하여 행해진다.
신들의 영적 합의는 굿당의 신복, 신구, 신악기 등의 귀물(鬼物)들을 모두 꺼내 놓고 하나하나씩 차례대로 들어 흔들며 신바람을 쐬게 하는 이른바 ‘거풍’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 청배 전과 후 그리고 공수 전후에는 춤을 춘다.
초감흥에서 모셔지는 감흥신령의 형상을 황해도 무신도를 토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수염을 기다랗게 느려 뜨린 감흥신령이 몸체에 커다란 흑색 점박이가 곳곳에 박혀 있는 적토마(赤兎馬)를 타고 구름 위에 계신다. 적토마는 하루에 천리를 달리 수 있다는 준마(駿馬)로써 영적세계와 인간세계를 자유롭게 왕래한다.
감흥신령은 빨강, 초록, 노랑, 파랑색 구슬 장식의 갓끈이 기다랗게 달린 흑갓을 쓰고서 남색 바지에 홍도포를 입고 있다. 그리고 허리에 제비홍띠를 둘러매고 오른손으로 매화선(梅花扇)을 펼쳐 들었다. 왼쪽 뒤편에는 벙거지를 쓴 사령(使令)이 홍색의 일산(日傘)을 받쳐 들고서 신령을 보좌하고 있다.
6) 수비물림
초감흥굿에서 모든 신령들을 모셔놓고 서로 합의를 붙인 후 본격적인 굿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굿청을 깨끗하게 정화해야 한다. 좋지 못한 해로운 기운들이 공중에 떠돌거나 또는 죽은 영혼들에게 붙어 다니는 군웅, 상문 등의 수비를 모두 물려내는 의례이다.
수비를 물려내는 방법으로는 이들을 쳐들어 놀려줘야 한다. 즉 수비들의 이름을 거론하 하면서 쳐들어서 놀려 보내는 것이다. 만신이 수비상을 들고 청배를 한 후 수비상을 든 채 춤을 추어 연풍을 돈다. 그리고 수비상을 밖으로 내 보내어 수비들이 굿청에서 밖으로 나가도록 한다.
7) 영정물림
원혼 맺혀 죽은 조상, 친인척, 동기간, 스승, 동료 등의 영정들을 풀어 먹여서 물려낸다. 영정 바가지에 영정들이 먹을 여러 가지 떡 과일 나물 등을 조금씩 담아 집 뒤꼍에서 지붕위로 던져 집 앞마당으로 떨어지게 한다. 바가지가 똑바로 떨어지면 원혼 맺힌 영정들이 잘 받고 나갔다고 믿고 그렇지 않으면 바가지가 똑바로 떨어질 때 까지 다시 던진다.
영정바가지를 던져 영정들이 강 건너 물 건너 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멀리 가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영정들이 산자들의 걱정, 근심, 불안 등의 좋지 못한 액운들을 모두 걷어 간다고 믿는다. 영정바가지를 들고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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